태그 : 귀향

나는 도시생활이 맞지 않는다.

나는 지금 '서울'이라는 대도시에 살고 있다.
내가 태어난 곳은 충남 홍성이라는 곳으로, 지금은 도청 소재지가 되어 건물도 조금씩 늘어가고 땅값도 많이 올랐지만 조금만 외곽으로 나가면 말 그대로 시골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그런 곳이다.
초,중,고를 그곳에서 보낸 채 막연하게 알고 있던, 일년에 한두번 들러갔다 오는 서울은 나에게 그다지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고, 대학교에 진학하면서 그 대도시에 발을 들여놓았던 '촌년'은 적응하느라 많은 고생을 했다.
밤에도 꺼지지 않는 불빛과 소음, 많은 차들, 그보다 더 많은 사람들.
자취생활을 하며 적응을 하고 많이 익숙해졌다고 생각할 무렵 도시와 사람들은 갑작스럽게 낯설게 다가왔다. 한창 사회활동을 하던 무렵이었던 같다.
다시 시골로 내려가 그곳에서 일자리를 잡아 생활을 하고, 약 1년간 회색건물이 거의 없는 푸른 산에 둘러싸여 마음껏 휴식을 취했다.
이젠 다 되었다고 생각하고 다시 서울로 올라와 자리를 잡은지 약 1년 반..
정말 이제는 괜찮다고 생각했었지만 그것은 착각이었다.
오히려 도시생활은 나에게 맞지 않는다는 것을 확실하게 깨닫게 되었다. 쉬지않고 불을 밝히고 있는 편의시설들이 없어도, 가까운 곳에 공연장, 영화관과 박물관이 없어도 나는 살 수 있다. 내가 원하고 하고자 하는 일은 전혀 그것들에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눈앞을 가로막는 저기 회색 빌딩과 아파트들을 넘어 더 멀리 보고 싶은데 이 곳은 이상하게도 그럴수가 없다.
마치 섬처럼 고립되어 제 몸을 불려가는 이 도시는 조금씩 조금씩 그 안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기운을 빨아들여 자신의 힘을 키워나간다.  
지쳐버린것일까, 아니면 애초에 도시라는 곳에 맞지 않는 것일까. 
유행과 흐름, 도시에서 민감하게 느낄수 있는 감각들이 더이상 신기하지도 감동적이지도 않다. 
소비되고 또 소비되는 그곳에서 매우 바쁘고 복잡한 삶들을 살고 있는 사람들은 그만큼 자신을 소비하고 있는 듯 하다. 
어느 순간 더 이상 소비할 것이 바닥났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에도 더이상 그곳을 나오지 못하는 사람들. 
부정적인 혼자만의 생각일지도 모르겠다. 뭐랄까. 1년 반 동안 서울이라는 도시를 여행한 느낌이다.  
어쨋든 나는 최고로 단순한 생활을 하러 다시 내려간다. 조용하고 초록이 가득한 공간으로 말이다.

by 블랙체리 | 2008/09/18 23:39 | 이를테면 그림일기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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