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남자 착한 여자

착한 남자 착한 여자

 

나는 글을 잘 쓰지 못한다. 내딴에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남들이 보기에 결혼 적령기에 이르러 있는 나는 전혀 생각하지도 않고 있는 결혼과 연결되어 있는 저런 문제들.
또한 꼭 결혼과 연관되어 있지 않더라도 동년배의 남자 아이들이 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것을 보면 세상 변하려면 천년은 더 기다려 봐야 할것 같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이러는 나는 과연 변했나? 생각해본다.)
내가 결혼에 대해 별로 관심없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그냥 관심자체가 없다는 것도 포함.) 위의 상황도 한몫한다.
나는 희생하면서 살고 싶지는 않다는 것 만은 분명하다. 희생인지 또다른 사회적 폭력인지 구분 하는것은 개인이겠다.
착해질 수는 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착하다는 이야기는 듣는 것만은 정말이지 사양하고 싶다.
얼마전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누군가의 개떡같은 이야기를 대꾸안하고 듣고 있다보니 짜증이 조금 나서 이렇게 엉뚱하게 싸지르고 있다.
하지만 관심없으면 그냥 살면 되고, 결혼하고 싶지 않아도 그냥 살면 된다. 어차피 개인의 기호와 성향의 문제라면야.
이하 글은 읽다가 공감되어 퍼옴. (밑의 링크 열어보세욤.)



남자가 이상형 있듯이 여자도 이상형 있다. 남자들이 예쁘고 날씬하고 낮에는 정숙, 밤에는 요녀에다 집안일 끝장나게 하면서 직장 나가 돈도 벌어다 주고, 시부모 봉양도 잘하고, 애도 반듯하게 잘 키우는 여자를 원하듯이 여자도 잘생기고 돈 많이 벌어서 내 손에 물 한방울 안 묻히게 해주고, 오로지 나만 위해주는 남자 원한다. 둘다 개인적인 이상형에 그친다면 비난받을 일이 못된다. 각자 참한 여자 원하고 참한 남자 원하는 걸 남이 뭐라 그러겠냐. 끼리끼리 맞아 살면 그만이지.

문제는 남자들은 그 이상형을 떠벌리고 다니면서 그걸 여자들에게 '이대로 따르라'고 압박 들어가고 강요하는 것을 당연시하는데 여자들은 이상형에 대해 공개적으로 벙긋하면 '조건(=돈)만 밝히는 뇬'으로 낙인찍고 비웃어 댄다는 거다. 자기들은 잣대 있는대로 휘두르며 여자들이 그저 조건 없이 자기들'만' 봐주기를 원하고 강요하는 주제에 여자들이 조건을 입밖으로 내면 조건'만' 밝히는 여자로 몰아세우고 골빈 년 취급해댄다. 이런 불공평이 어디 있냐? <-이렇게 얘기하니 모 남자 선배는 '그게 왜 불공평해? 남자가 바라는 건 그냥 순수한 사랑이야!' 해대는데.. 지랄하신다.

 

내 직업이 남자들이 아내가 가졌으면 좋겠다고 선호하는 직업 순위에 들어간다.
덕분에 주위 등쌀에 떠밀려서 선 몇 번 봤는데, 졸라 웃겨 주시더라.^^
만나면 첫눈에 반했다느니, 이상형이라느니, 이렇게 참한 여자는 처음 봤느니 해대다가 내가 '그런데 결혼하면 직장 그만둘 거에요.' 라고 한 번 떠보면 그 순간 연락 끊기거나 '웬만하면 결혼(누가 너랑 결혼하냐, 누가.)하고도 일은 계속 해달라' 라고 요구하더라? 제일 골때리지만, 제일 솔직했던 어떤 남자는 '글린다씨가 결혼하고 직장 계속 다녔으면 좋겠어요. 남자 혼자 버는 거 힘들거든요. 그리고 글린다씨 직장이 오후 시간이 비니 우리 애도 전혀 걱정 없겠네요. 그리고 나는 집에 오면 집안이 깨끗하게 청소되어 있고, 예쁜 글린다씨가 따뜻한 저녁 준비해놓고 목욕물 같은 것도 받아두고 앞치마 입고 마중하러 나와줬으면 좋겠어요. 내가 우리 어머님 모셔야 되는 건 알고 있죠? 우리 어머님이 집에 계시면 글린다씨도 안 심심하고 좋을 거에요. 집안일도 나눠서 하고. 글린다씨가 육아휴직 할 필요없이 우리 어머니가 애기 봐줘도 되고.' 하더라. 이 남자 너무 솔직하지 않니? 순수한 사랑도 물론 있지. 내가 저거 다해주면 정말 마음 바쳐 사랑해 주겠다는데 고마워서 눈물이 다 나더라.

기가 막혀서 저 남자 거절하고 나니까 술먹고 전화와서 욕하면서 그러더라. '나는 글린다씨가 사람만 보는 정말 순수한 여잔줄 알았어요! 저는 소박한 꿈을 얘기했을 뿐인데... 역시 여자들은 조건만 따지는군요. 제가 여자를 정말 잘못 봤네요.'하더라. 그래, 돈 벌어다주고 몸 대주는 가정부 생활을 안 하겠다고 한 나는 순수한 남자의 꿈을 짓밟은 여자가 되는 거로군?


남자들이 꿈꾸는 소박한 결혼생활에 대해 듣기 싫은 것은, 그 밑바닥에 여자의 희생이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말하면 펄펄 뛰겠지만, 남자들의 소박한 꿈에는 '동등함'이란 것이 기본적으로 결여되어 있다. 여자가 애 낳아주고, 돈 벌어오고, 집안 살림하고, 돈 안 받고 공짜로 잠자리도 해주고, 남자들 입장에서는 이렇게 수지맞는 장사가 잘 없지.
남녀 회원 공존하는 까페에 어떤 남자가 글을 올렸었는데, 글 내용이 '여자친구가 자기와 결혼하는 것을 반대한다. 내가 외동아들이고 우리 부모님이 하나뿐인 자식이라고 정말 잘 길러주셔서 나는 꼭 부모님을 모셔야 하는데, 여자친구도 외동딸이라 자기 부모와 멀리 떨어질 수 없으니 중간에 집 얻어서 시댁과 친정을 번갈아 오가자고 한다.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피곤하게. 명절 때 제사 다 지내고 나면 하루 정도는 친정에 보내줄텐데... 우리 부모님이 모시기 싫은 건가?' 여자들은 보고 왜 여자친구가 결혼하기 싫다고 하는지 이해가 간다고 댓글 달고, 이 글 아래로 남자들은 줄줄이 시부모를 모시기 싫다니 저런 버릇 없는 여자랑 헤어지라고 댓글달더라. 그러면서 삼종지도에 여자들의 부덕이 어떻고 하닥 급기야 요즘 여자들 배가 불러서 저런다는 소리까지 나오고 말야. 재미있지?^^

여자들이 왜 독신을 꿈꾸느냐고? 당연히 미치지 않고서야 저런 불평등 속에 몸바쳐 희생할 각오가 안 서니까 그렇지.
남자들이 저런 상황을 서운하게 여기고 여자 욕하는 것도 나는 어떤 면에서는 이해가 간다. 편안히 잘 살아왔던 입장에서야 이해가 안 가고 어리둥절하겠지. 남자인 나는 행복하고 편안하고 딱 좋았는데 쟤들이 왜 저럴까, 그거 아냐.

툭하면 우리 엄마들은 이렇지 않았다고 하는데, 널 낳아준 엄마야 자기 배속에서 나온 자식이니 어쩔 수 없이 책임지느라 그런거고 모든 여자가 널 낳는 죄를 짓지도 않았는데 왜 너희 엄마가 되어야 하냐. 엄마같은 여자가 되어달라는 말만큼 모욕적인 것은 없다. 왜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무조건적으로 사랑하고, 다 내주고, 끌어안아 줘야만 하는 건데? 그런거 요구하는 놈이 덜떨어진 놈인데, '우리 엄마같은 사람이 좋아요.' 하는 말이 그냥 통하는 거 보면 소름끼친다.
 

 

출처 - 마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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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랙체리 | 2008/09/01 11:05 | 이를테면 그림일기 | 트랙백 | 덧글(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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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피코 at 2008/09/03 13:35
휴ㅠㅠ이 글 싸이에서도 봤는데 정말 다양한 리플들 중에서 딱 기억에 남는 게 이거에요. "남자를 낳는 것이 왜 죄인가요, 옛날에는 남자를 낳지 못하면 쫓겨나기도 했다는데." 여성평등이라는 개념을 처음 접해 어리둥절한 소년에게는 저 글이 그다지도 어려웠던 모양입니다.
Commented by 블랙체리 at 2008/09/03 14:37
뭐랄까.. 아직 여성평등이라는 개념은 그 개념조차 갈길이 멀기도 하고.. 그 소년에게는 할말이 없군요.-_ㅜ
Commented by 무설탕 at 2008/09/03 15:28
아아! 공감!! 공감!! ㅠ_ㅠ 재밌지만 씁쓸하게 읽고 갑니다.
그저 남자는 닥치고 개념이 있어야. ㅠㅠ
Commented by 블랙체리 at 2008/09/03 16:38
개념 탑재. 모두에게나 명언이죠.
Commented by 소리나무 at 2008/09/03 16:45
어머니의 희생을 자신의 배우자에게도 요구하는 사람들은 그저 희생이라는 달콤한 단어에 자신의 이기적인 모습을 감추는 것 뿐입니다.
희생에 매우 감사하는 사람들은 그거 남에게 요구하지 않습니다.
굉장히 힘든 인생이라는 것을 아니까요.
사랑하는 배우자에게 그런 고생스런 삶을 요구할리가 없죠.

좀더 확장해서..희생의 문제는 여자에게만 해당되는 얘기는 아닌데요.
일상적인 사회생활에서 남한테 희생을 당당히 요구하는 사람치고 남을 위해 희생하는 사람 못 봤습니다.
Commented by 블랙체리 at 2008/09/03 17:14
소리나무님의 말도 맞습니다. 단지 이 글은 남녀관계, 특히 결혼이라는 틀을 적용시킨 사이에서의 남녀관계에 적용하였기 때문에 여성쪽으로 치우치게 된것 뿐이죠. 마지막 말씀이 참 인상깊네요.
Commented by -夢- at 2008/09/03 17:33
정말 공감가는 글 잘 보았습니다. ㅠ_ㅠ 요새는 연애밸리 글만 주루룩 읽어요 ㅎㅎ
Commented by 블랙체리 at 2008/09/03 17:49
저도 요새 연애밸리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
Commented by 미카 at 2008/09/03 19:11
안녕하세요. 밸리에서 왔습니다. 글을 읽으면서 너무 공감이 가서 이렇게 덧글을 다네요;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말이지요, 당연스럽게 여자의 희생을 바탕으로 주장을 펴는 남자도 문제지만,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은데도 자신은 여자들을 위해주고 있다고 생각하는 남자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주위에 그런 분이 있어서, 주장을 반박하려다가도 전혀 들으려하지 않는 태도를 보면 참으로 할 말이 없어집니다; ㅠㅠ;
Commented by 블랙체리 at 2008/09/03 19:30
그런 분들은 안타깝지만 갱생(?)의 여지가 없죠.. 언젠가는 깨닫게 될 수도 있고 영영 아닐수도 있습니다.언젠가 머리에 지구가 멸망하는 정도에 버금가는 운석같은 쇼크를 맞게 되면 좀 깨어나지 않을까.. 아마도 아주 먼 훗날의 일 같긴 합니다만....
그런 분이 있다면 저는 인간관계의 실 정도로만 이어놓고 싶습니다. 배려의 문제를 떠나서 타인의 이야기를 잘 경청하지 않는 분 같아서....(물론 저는 그 분의 장점이나 다른 면에 대해 전혀 모르기 떄문에 이렇게 이야기를 마칩니다.)
Commented by 미카 at 2008/09/03 23:52
역시 개선의 여지는 없는걸까요;; 왠만하면 저도 실 정도로만 이어놓고 싶습니다만, 그러기에는 제 사정상 이 분이 너무나 가까이 계시네요; 덧글 감사합니다 :-)
Commented by 블랙체리 at 2008/09/04 09:51
미카님 써놓은 어제 댓글을 보니 너무 극단적으로 달아놓은것 같기도 하네요. 사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미묘해서.. 저는 미카님께서 말씀하신 분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제가 처음에 댓글 단것처럼 꽤 극단적인 경우가 아닌 이상은 다른 방향으로 타협점이 있을 것입니다. 시간이 걸린다는 것은 마찬가지지만 너무 가까이 있고 또한 쉽게 끊을수 없는 특히 '가족'같은 관계라면 분명 타협점이 있을 거예요. 그 사람을 바꾸려고 생각하지 마시고 서로 이해를 하는 방법으로 포용해가야 할것 같습니다.. 말이야 쉽지만..
Commented by 飛流 at 2008/09/04 23:56
저는 상대가 마음이 통하는 사람이면 직장 안 다녀도 좋은데...ㅎㅎㅎ 다니면 다니는대로 아내가 스스로 일하는 것에 행복해하니 좋을테고 직장 안다니면 안다니는대로 편하게 지낼테니 좋고...그렇게 상대에게 맞춰주는게 좋을텐데...-선- 이라는 것은 결국 결혼, 조건을 많이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서 좀 아쉬운게 많더군요^^

싸이 쓰다가 블로그 와봤는데 널찍하니 좋군요 ㅎ 종종 왕래해요 :)
Commented by 블랙체리 at 2008/09/05 00:58
결국 배려와 이해의 문제가 아닌가 싶어요. 요근래 이글루스 연애밸리에서 있었던 작은 전쟁(?)도 비슷한 맥락으로 보이기도 하구요. 발자국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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